[나도 에코맘]③”나도 혼자 분리수거 할래요”

다시 쓰는 세상 '끼리끼리 분리배출' 코너에서 어린이가 분리수거 체험을 하고 있다.
다시 쓰는 세상 ‘끼리끼리 분리배출’ 코너에서 어린이가 분리수거 체험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직접 분리수거를 해본 적이 없다. 먹고 남은 음료수병, 과자 상자 등을 쓰레기통에 마구잡이로 넣어두면 아빠 엄마가 알아서 처리해줬기 때문이다. 가끔 아이들이 분리수거장까지 함께 쓰레기를 들고 가긴 했지만 왜 나뉘어 버려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회전판을 돌려 나온 쓰레기를 어느 곳에 분리 배출해야 할지 체험해보자”

다시 쓰는 세상 환경 선생님이 ‘끼리끼리 분리배출’ 코너에서 이렇게 말했다. 회전판을 돌려 플라스틱, 종이팩, 유리, 캔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 종류 중 하나가 선택되면 아이가 직접 모형을 들고 알맞은 재활용 분리 배출함을 찾아서 버리는 것이다.

다행히(?) 초등학생 1학년인 큰 아이는 제법 당당하게 다가가 우유팩 모형을 종이 수거함에 골인시켰다. (5살 둘째 아이는 약간 헤매긴 했지만 유리병 모형을 유리 수거함에 잘 넣었다.)

“분리 수거는 어디서 배웠어?”
“학교에서 배웠어요. 이 정도는 쉽지~”
“그런데 왜 집에선 분리수거 안 하고 쓰레기통에 모조리 버리는 거야?”
“아빠, 엄마가 못하게 하니까요”

아이가 더 어렸을 때 집에서 분리수거를 하려고만 하면 “식탁 위에 올려 둬. 엄마가 나중에 버릴게”라고 말했다. 아이가 조그마한 손으로 꼬물꼬물 쓰레기를 분리하는 것보다 내가 정리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체험 과정 동안 아이가 놀이처럼 즐거워하고 자신의 행동에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자 이제라도 집에서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내가 할 일이 줄어 기쁘다.)

스티로폼의 재사용 공정과정을 가르쳐주는 게임으로 설명해주는 체험
스티로폼의 재사용 공정과정을 가르쳐주는 게임으로 설명해주는 체험

다음 코스인 ‘잠자는 끼리끼리봇을 깨워라’ 체험에서는 사용된 플라스틱, 종이팩, 유리, 캔 등이 공정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게임을 통해 가르쳐줬다.
평소 좋아하던 컵라면을 선택한 큰 아이는 맛있게 먹고 난 라면의 뚜껑을 뜯고 용기를 물에 씻는 과정을 따라했다. 이후 잠자는 끼리끼리봇의 입에 넣은 라면 용기가 아이스택배박스로 다시 태어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코스인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3층에서 환경을 지켜야 할 이유와 분리배출의 필요성을 배웠다면 2층은 각 포장재의 자원순환 과정을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다.

‘수리수리 플라스틱 마술쇼’ 체험에서는 녹아 있는 플라스틱 덩어리로 화분, 의자 등 여러 형태의 새로운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는 물고기들을 표현한 전시품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는 물고기들을 표현한 전시품

먼저 체험 활동을 마친 첫째 아이는 우두커니 무언가를 보고 서 있었다. 얼핏 보니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듯한 모형이 담긴 수조였다.

“엄마, 물고기가 물병 뚜껑을 먹고 있어요. 물 위에 쓰레기가 엄청 많아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물고기들이 쓰레기를 먹어 죽는다고 알려주자 아이는 충격에 빠진 듯했다. “플라스틱은 꼭 분리수거 해야겠어요”라고 말한 아이는 다른 장소로 옮기면서도 계속해서 뒤돌아봤다.

플라스틱 외에도 스티로폼, 금속 캔 등의 재활용 공정을 배운 아이들은 퀴즈도 풀고 멋진 자세로 환경 지킴이 선서를 하며 체험을 마무리했다. 아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코라원정대 수료증’을 손에 꼭 쥔 모습을 보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순환자원 교육을 모두 마치면 '코라원정대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순환자원 교육을 모두 마치면 ‘코라원정대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환경보존에 대한 교육과 무료 체험이 가능한 ‘다시 쓰는 세상’은 부모라면 한 번쯤 아이들을 위해 방문하기 좋을 곳이다. 다만 체험이나 교육을 이해하기 어려운 미취학 어린이들은 체험과 교육이 어려울 수 있어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실제 너무 어린아이들이 다른 어린이들의 체험을 방해하거나 차례를 지키지 않고 우는 상황이 벌어져 조금 불편함을 겪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지구가 아플 것 같아요. 쓰레기도 줄이고 분리수거도 잘 할거예요”

임지혜 기자

<저작권자 © 올리브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