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타는 듯 아픈’ 구강작열감, 왜 생기나?

지난 25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건강강좌가 열렸다. 이날 '궁금한 혀 질환'을 주제로 고홍섭 구강내과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지난 25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건강강좌가 열렸다. 이날 ‘궁금한 혀 질환’을 주제로 고홍섭 구강내과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순례씨(58세)는 지난해 봄부터 혀가 타오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자 입술에도 통증이 생겼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심해졌다. ‘입 안에 레몬을 물고 있으면 좋다 오일을 물고 있으면 괜찮아진다’는 얘기들이 있어 해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

#이숙자씨(71세)는 15년 전부터 입 안에 모래가 가득 들어있는 것 같아 고통스럽다. 이 때문에 밥을 먹기도 힘들다. 대학병원과 유명하다는 병원은 다 찾아가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씨와 이씨는 ‘구강작열감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이들과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폐경기 여성이 늘고 있다. 국내 한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녀에서는 7명 중 1명꼴로 관련 증상을 겪어본 적이 있으며, 특히 40대 여성은 15.7%가 이 증상을 경험했다.

구강작열감 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은 원인을 알 수 없는데 입안에 불이 난 것처럼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을 말한다. 특히 혀 끝이나 가장자리, 아랫입술 안 쪽이 심하다. 미각 변화,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씨처럼 입 안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고, 쇠 맛이 나는 등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주로 폐경기 여성에게서 나타나는데 여러 연령과 남녀 모두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고홍섭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작열감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1년에 500명 정도 된다”면서 “입 안을 들여다 보면 문제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도 고통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치과병원은 내원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중년 이상의 폐경기 여성이 많았고, 환자 중 40~45%가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등 심리적 문제를 동반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증상을 느끼게 된 시기가 고부간에 심하게 갈등을 빚은 이후나 자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는 등 큰 충격을 받은 후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즉 심리적인 요인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는 것.

고 교수는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계나 내분비계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보통 사람과 비교해 구강작열감 환자들은 통증을 담아두는 통의 크기가 아주 작아진 상태로 아주 ‘작은 통증도 상당히 아프다’, 아프지 않은 통증도 ‘아프다’고 뇌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안이 마르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입안을 촉촉하게 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시거나 레몬 등 신 맛이 나는 과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 맛이 나는 과일은 침 분비를 자극해 입이 마르지 않게 한다.

고 교수는 “구강작열감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구강암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하다 보면 상당부분 완화할 수는 있다”며 “마음의 병인 만큼 ‘위안’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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