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에코맘]④”환경 위해 너는 손수건, 엄마는 장바구니”

“콧물 휴지 탑이다. 와하하~”

잔뜩 쌓인 휴지 더미 앞에서 입으로 바람을 불며 장난 치던 아이들에 내가 “휴지로 장난치면 안 되지”라고 혼을 내자 “콧물 닦으려고 쓴 건데요?”라고 답하며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코감기에 걸린 아이가 흐르는 콧물을 닦기 위해 사용한 휴지 양보다 장난치려 쓴 양이 더 많았다. 결국 ‘엄마표 잔소리’ 폭격을 맞고 나서야 아이들은 하던 장난을 멈췄다.

“며칠 전 ‘다시 쓰는 세상’을 다녀오고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했잖아. 너희가 휴지를 그렇게 막 쓰면 나무가 더 많이 사라지겠지?”

입을 삐쭉대던 아이들이 휴지를 담아 버리겠다며 일회용 비닐봉투를 모아둔 싱크대 문을 열자 마트, 약국 등에서 받은 비닐봉투가 우수수 떨어졌다. 많은 곳이 물건을 사면 무료로 담아 주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받은 봉투가 꽤 많이 쌓였던 탓이다.

우리 가족이 온실가스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었던 셈이다. 비닐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메탄 등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휴지, 키친타월 등은 나무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위해 많은 나무가 베어지고 벌목 과정에서 그 안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돼 온실가스 농도를 높인다.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폭염, 가뭄, 홍수, 혹한, 폭설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유엔 국제전략기구(UNISDR)는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21세기에 입을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이 최소 25조 달러(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3분의 1 수준)에 달할 것이라 경고했다. 전 세계인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 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지만..)

물건을 구매할 때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했다.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가 0.85도나 올랐대.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1도만 올라가도 기운이 없고 힘들어서 약을 먹는데 지구는 얼마나 아플까?”

“지구도 약을 먹으면 되잖아요”

아이의 대답은 언제나 단순하면서도 천진난만하다.

이미 다친 환경을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약은 없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론 엄마부터 실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말이다.

아이는 휴지 대신 손수건을 가방에 넣고 다니기 시작했다.

환경기후∙환경네트워크에 따르면 휴지 대신 손수건을 사용했을 때 연간 이산화탄소(CO2) 저감량은 10.5kgCO2다. 같은 기간 1.6그루의 나무를 심어 키우는 효과와 비슷하다.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연간 2.5kgCO2를 줄일 수 있다. 0.4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다.

앞으로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줄이기를 실천하기 위해 손수건과 장바구니를 사용하기로 했다. (쓰레기 양을 줄이면 비용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아이들은 필요할 때 잊지 않고 사용하겠다며 책가방 앞주머니에 손수건을 넣었다. 나 역시 마트 장을 본 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 매번 장을 볼 때마다 장바구니를 챙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매년 나무라도 심겠다고 다짐할 수 없을 바엔 차라리 장바구니를 챙기는 편이 훨씬 수월한 일이다.

임지혜 기자

<저작권자 © 올리브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