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언니 육아일기]⑨파는 이유식..믿을 만하면 “뭣이 중헌디?”

사서 먹이는 것도 이유식 시기를 쉽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4년 전만 하더라도 이유식을 만들어서 파는 업체들이 많지 않았고, 주변에서 사 먹이는 엄마들도 드문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대기업을 비롯해 개인사업자에 이르기까지 이유식을 만들어 파는 곳이 많다. 시간에 맞춰 끼니에 따라 다른 재료를 이용해 집까지 배달해 준다.

배달 이유식을 먹이는 엄마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아이들도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먹는다고 한다. 이유식은 대체로 육수를 내어 오랜 시간 끓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많이 하면 국물도 진하고 더 맛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전문가들이 만든 만큼 영양소라든지 음식의 궁합 등도 훨씬 더 고려했을 것이다.

중기 이유식에 접어들면서 나도 ‘이유식을 시켜 먹을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남편은 아이에게 먹이는 것에 있어선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집에서 만들어 먹여야 하며 냉동해서 먹이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우리 집에는 전자레인지가 없다. 남편이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먹는 이유식은 말할 것도 없다.)

육아에 있어서 내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됐지만 ‘먹거리’에 있어서는 나름의 주장이 강한 사람인 걸 알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선 남편의 의견을 따랐다. 물론 나 스스로도 이왕이면 해 먹이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더 강하기도 했다. 그만큼 남편이 더 많은 일을 하겠다고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육아를 하면서 아빠와 엄마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는 아주 잦다. 개인적으로는 양육 스타일은 주 양육자의 의견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한 사람의 의견을 무시해서도 안된다. 아빠 역시 아이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가 양육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면 ‘함께’ 육아할 것을 권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나는 한번도 파는 이유식을 먹여 본 적이 없지만, 아이를 보기도 힘든데 이유식까지 하기 너무나 체력이 달린다면 사먹이는 것이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먹인다고 해서 죄책감이나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돌 전의 유아가 있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스레인지의 모습. 가운데 있는 작은 냄비에 이유식을 끓이고 양쪽 옆으로 엄마 아빠가 먹을 음식을 조리한다. 가스레인지의 화구가 세개여서 얼마나 다행인지..식구는 셋 밖에 없는데 유아식과 성인식 두가지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식사 준비는 길고 험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육아는 장기전이다. 엄마가 체력이 방전돼 나가 떨어지면 그 타격은 온 가족에게 생각보다 더 크게 확산된다. (산후 우울증 등으로 인한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고난의 연속이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할 수 없다. 또 이유식을 만드는 시간에 아이와 더 놀아준다면 아이의 정서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제적인 능력이 되고 업체만 잘 고른다면 사 먹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 100% 만족하는 선택은 어디에도 없다. (특히 육아는 더 그렇다. 비록 아직 5년 밖에 안 해봤지만…;;) 그 선택으로 인한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대신 버리는 것을 감내할 수 있으면 그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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